03/02/2026
안녕하세요, 세이(SAY)입니다.
오늘은 영국 쉐필드 대학교(University of Sheffield)에서 MSc Advanced Computer Science 과정을 마치고,
최고 우등 졸업(Distinction)이라는 값진 결실을 본 학생분의 소중한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한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해외에서 컴퓨터공학 및 AI 석사에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 속에서 커리어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진솔한 기록이 큰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답이 늦었습니다.
저널 제출도 마무리하고 이래저래 길게 답을 드리고 싶어서 정리하다보니 늦었습니다.
이제 졸업식까지 끝나 완전히 마무리되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학업 관련
저처럼 한국에서 대학교를 나오고, 해외에서 컴공·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AI 석사에 도전하는 경우는 저는 추천하고 싶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음을 느낍니다. 지금은 한국에 들어왔지만, 원한다면 다시 나가볼 수도 있고, 박사를 하고 싶다면 이 경험을 토대로 준비하면 되며, 해외 취업을 원한다면 또 그에 맞춰 준비하면 되니까요. 석사 전과 비교했을 때 제가 바라보는 선택지가 넓어졌습니다.
석사 과정에서 만난 친구들은 꿈이 있었습니다. 어처구니없고 ‘엥, 이런 길을 탄다고?’ 싶을 정도로요. 난 트랜스포머 영화를 보고 나도 로봇을 만들고 싶어서 석사를 왔다!, 난 아버지 사업인 도자기 일을 하다가 이제 박사에 도전하고 있어, 해외에 나와 공부하고 싶어서 몇 년 동안 월급을 모아서 석사에 도전해보는 거야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눈을 보면 두려움보다는 반짝임이 보이더라고요. 치열한 삶은 초롱한 눈만큼이나 자연스럽게 따라오고요. 이들과 같이 있다 보니 ‘그냥 꿈이 있으면 나아가면 되는 거구나’를 배웠습니다. 과거의 제가 뭐가 그렇게 발걸음이 무거웠는지 어느새 모르겠더라구요.
기술적으로는 영국은 Computer Science 자체에 AI 가 많이 녹아 있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면서도 AI 를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학과별로 미세한 차이는 있으나 Sheffield 는 컴퓨터 관련 학과들이 모듈을 공유하면서 AI 를 학습할 기회를 열어줬거든요. 또한 학교에서 고성능 컴퓨터를 빌려줘서 4,000 만 원이나 하는 그래픽 카드로 제 AI 를 훈련시킬 수 있었고, low-level 의 GPU 단계에서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지도 배울 수 있었어요.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아 귀함을 느낍니다.
교수님들께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과제 질문을 하니 아주 흥미롭다며 제 수식 그래프를 눈앞에서 쓱쓱 그리시고 “여기서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더 파고 들어보자”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이미 과제 요구사항을 만족시킨 상황에서 질문을 드린 것이었는데도 끝없이 파고들며 밀어주시더라고요. 의도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상의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잡고, 서비스 기획부터 발표까지 해보는 경험도 흥미로웠고요.
제 커리어에 관해서는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저널을 제출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 계획은 없지만 박사 과정까지 염두에 두고 길을 열어두기 위해서입니다. 사업에 대한 마음이 있어서 올해는 이쪽으로 도전해볼 것 같아요. 결국 성장이 목적이라 좋은 동료 곁에서 빨리 성장하기 위해 취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석사 이후 여러 사람을 만나보니 AI 시대의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연구자로서 아카데미에서 깊게 파고들며 전문성을 쌓아볼 수도 있고, 서부 개척시대 같은 요즘의 빠른 변화를 즐기며 최전선으로 뛰어가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저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이 외의 것 및 조언
본래 제 목적은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서 나온 것이고,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때의 대화처럼 해외에 나가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어학연수보다는 석사를 하고 싶었고, 제 기억으로는 주신 선택지 3 가지 (어학연수, 프리마스터 후 석사, 바로 석사) 중 ‘바로 석사’를 고른 것은 당시의 제게 가장 어려워 보이는 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넓은 세상을 보겠다는데 왜 석사인가’ 궁금할 텐데, 해외 석사는 어떻게 보면 문화가 다른 무연고지에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경쟁해야 하는 것이어서 구조적으로 내 세계를 부셔버리는 선택입니다. 내 세계가 와장창 깨져버렸으니 넓은 세상을 보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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