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2026
“조용히, 오래도록 곁에 있는 사람” [노애경 봉사자]
#칭찬릴레이 827번째 주인공
노애경 봉사자가 봉사를 시작한 것은 첫째 아이의 학교 임원 활동을 하던 시절이었다. 학교를 드나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당시 부녀회장님을 만나게 됐고, 젊은 나이에 별다른 고민 없이 새마을 부녀회에 합류했다. 경로잔치 행사, 체육회 음식 준비, 환경 정화 활동 등 몸으로 뛰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했다. 특히 취약계층을 위해 장아찌와 김장 김치를 직접 만들어 나누기도 했다.
이후 동V터전에 합류해 약 4~5년간 청소년 봉사 활동도 이끌었다. 청동기 유적지를 돌아보는 마을 역사 탐방에서 학생들과 함께 했고, 명절이면 음식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그렇게 한 단체에서 다른 단체로, 한 활동에서 또 다른 활동으로 봉사의 폭은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자율방범대 활동 역시도 11년째 일주일에 한 번씩 저녁 방범이 나서곤 한다.
♣ 사람의 온기가 필요한 이웃 곁에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을 하며 노애경 봉사자는 생각지 못한 현실을 마주했다. 음식을 들고 찾아간 집들 중에는 냄새가 나는 반지하방에서 몸이 불편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계셨다. 방문자가 올 때면 그분들은 눈이 반짝였다.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였다.
"솔직히 오래 앉아 있기가 쉽지 않죠. 집안에서 고약한 냄새도 나고요. 그렇지만 그분들은 더 이야기하고 싶어하세요. 한 번 갔다 오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또 뿌듯하기도 해요."
독거 노인들에게 직접 안부 전화를 돌리던 시절도 있었다. 처음에는 반기셨던 어르신들이 '그만해도 된다'라고 손사래를 치셨을 때도, 노애경 봉사자는 그 안에서 나름의 보람을 찾았다. 이혼 후 반지하에서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다문화 가정을 알게 됐을 때는 부녀회에서 판 김이나 행사에서 남은 음식을 조용히 가져다 주기도 했다. 크게 도울 수는 없어도 조금씩 마음을 전하는 일을 쉬지 않았다.
♣ 조용히, 그러나 꾸준하게
이렇듯 다방면에 걸쳐 꾸준하게 봉사를 이어온 노애경 봉사자는 봉사의 원동력으로 감사한 마음을 꼽았다.
"특별한 게 없어요. 내가 건강하고 환경이 주어졌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거죠. 아침에 나서면서 마음을 다잡아요. 오늘도 좋은 마음으로, 좋은 기운으로 가자고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애경 봉사자의 봉사 방식은 늘 한결같았다. 법원 민원 안내 봉사에서는 6~7년간 민원인들이 올바른 창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왔고, 지금도 동안구청 민원봉사실에서 팩스 발송, 복사, 출력을 어려워하는 시민들 곁에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화려한 이력도, 거창한 말도 없지만, 그 자리에 늘 있어 왔다는 것이 노애경 봉사자가 걸어온 봉사의 전부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