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2017
모 정치인의 증여 논란
요즘 모 정치인의 장모가 딸과 손녀에게 부동산을 쪼개어 증여한 것이 세간의 논란 거리가 되고있다. 그간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 정치인은 “상속과 증여가 부의 대물림, 소득 불평등을 심화 시킨다고 비난해왔다. 그런데 그의 장모가 딸과 손녀에게 재산을 쪼개어 증여함으로써 부의 대물림의 장본인이 된 것이다.
또 당사자는 “증여 당시 현직에 있을 때여서 회계법인에 증여세를 더 내도 좋으니 최대한 법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증여내용을 보면 증여세 절세를 위해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세금을 축소하기 위해 쪼개기 등 노력을 했지만 세법에서 허용하는 절세방법을 적용한 것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이 논란에 관련된 증여세제의 몇 가지 점을 간단히 살펴보려 한다.
우리 나라의 증여세 과세체계는 수증자별 증여자별 과세방식을 취하고 있다. 여러 명이 상속받는 상속재산을 모두 합산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상속세와 달리 한사람이 여러 명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더라도 증여를 받은 사람 각자가 자신이 증여 받은 부분만을 기준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계산하여 납부하면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같은 직계존속이라도 한사람이 조모와 어머니 두 사람으로부터 증여를 받는 경우 조모로부터 받은 증여액과 어머니로부터 받은 증여액도 합산하지 않고 각각 구분하여 세율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증여를 쪼개면 누진세율 체계 하에서 낮은 세율을 적용 받게 되고 조세의 부담이 감소하게 된다.
다만 세대를 건너뛰는 증여에 대하여는 두 단계의 과세 기회를 한 단계로 줄임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세액의 30% 를 할증하여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 그에 따른 증여세를 증여자가 대신 납부해 주면 그 세금 역시 또다른 증여가 된다. 이 때문에 이 논란 대상 건에서는 증여세 납부를 위한 자금을 모친이 딸에게 대여해 주는 것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자금 차입의 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차입금에 대한 이자까지도 상가임대소득에서 주기적으로 대여자인 모친의 통장에 꼬박꼬박 입금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의 저울 또는 무상대여
세법에서는 금전을 대여하는 경우에 특수관계자간의 대여일 경우 세법에서 정하는 이자율(현재 연 4.6%)보다 낮은 율로 대여한 경우 그 적정이자 상당액과 실제로 지급한 이자의 차액을 증여로 보게 된다. 다만 그 차액이 1천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제외하도록 하고 있는데 무상대여일 경우 대여금으로 환산하면 2억 1700만원 정도가 된다. 결국 특수관계자인 친족에게 금전을 무상으로 대여하더라도 그 대여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2억 1700만원 까지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그 차입이 정상적인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당사자간 계약, 이자지급사실, 차입 및 상환 내역, 자금출처 및 사용처 등 당해 자금거래의 구체적인 사실을 종합하여 판단할 사항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세법에서는 재산을 취득하는 경우 그 취득자금을 납세자가 입증하도록 하고 입증이 없고 달리 과세된 소득이 확인 되지도 않는 경우 그 취득자금을 증여 받은 것으로 추정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이 경우 취득자금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기 과세된 소득, 다른 재산을 양도한 자금, 금융기관 차입금, 임대보증금 등 다양한 것이 있을 수 있는데 다만 배우자간 또는 직계존비속간의 자금대여는 그 실재성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점은 위에서 설명한 자금의 무상대여시 증여관련 부분과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차이는 법 조문상의 차이가 아니라 행정해석에서의 차이인 만큼 과세과정에서 충분히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우리 나라의 세법은 증여세에 관하여 완전포괄주의를 채택하여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에 불구하고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타인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에 의해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 또는 타인의 기여에 의해 재산의 가치가 증가하는 것을 모두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보고 있다.